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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ef. 배성탁, 빌라토

운영자

2026.07.29

한 접시의 생면이 위로가 되는 순간

빌라토 배성탁 셰프가 매일 밀가루와 달걀을 반죽하는 이유

 

공덕의 이탈리안 레스토랑 ‘빌라토’에서는 매일 밀가루와 달걀로 생면을 만든다. 제철 식재료에 어울리는 면의 모양과 질감을 고민하고, 손으로 반죽하고 제면한 뒤 비로소 한 접시의 파스타를 완성한다.

빌라토를 이끄는 배성탁 셰프는 화려한 기교보다 기본에 충실한 요리를 이야기한다. 좋은 식재료를 고르고, 그 재료에 어울리는 면을 만들고, 한 끼의 식사가 누군가의 하루에 기분 좋은 기억으로 남기를 바라는 것. 그의 요리는 단순하지만 분명한 기준에서 출발한다.

 

멋있어 보여 시작했지만, 결국 남은 것은 땀과 노력

배성탁 셰프가 처음 요리사의 길을 떠올린 것은 군 복무 시절이었다. 드라마 《파스타》를 보며 주방에서 일하는 셰프의 모습이 멋있다고 생각했다. 시작은 단순했지만, 직접 주방에 들어간 뒤 알게 된 현실은 화면 속 장면과 꽤 달랐다.

 

“막상 요리를 시작해 보니 멋있는 모습 뒤에는 정말 많은 땀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첫 직장인 청담동 뚜또베네에서 이탈리안 요리의 기본기를 익혔고, 서래마을 도우룸에서는 생면 파스타에 대한 이해와 기술을 쌓았다. 이후 오만지아의 수셰프로 일하며 다양한 식재료를 다루고 주방을 운영하는 경험을 넓혔다.

그 시간을 통과해 지금의 빌라토가 만들어졌다. 여러 주방에서 배운 기술과 경험 위에, 좋은 식재료와 계절감 그리고 생면을 향한 자신의 취향을 더한 공간이다.

 

 

제철 식재료에 어울리는 면을 만들다

빌라토를 가장 선명하게 설명하는 단어는 단연 ‘생면’이다.

매일 신선한 달걀과 밀가루를 손으로 반죽하고 제면한다. 하지만 생면을 사용하는 것 자체가 목적은 아니다. 중요한 것은 그날의 식재료와 가장 잘 어울리는 면의 형태와 질감을 찾는 일이다.

계절에 따라 좋은 재료가 달라지고, 재료가 달라지면 어울리는 면도 달라진다. 빌라토는 제철 식재료와 생면의 조합을 통해 익숙한 파스타 안에서도 새로운 맛과 식감을 보여준다.

배성탁 셰프가 요리에서 타협하지 않는 한 가지 역시 식재료의 품질이다.

 

“좋은 요리는 좋은 식재료에서 시작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식재료의 품질만큼은 타협하지 않습니다."

 

 

 

좋은 재료는 관계와 기다림에서 온다

배성탁 셰프가 생각하는 좋은 식재료의 첫 번째 조건은 신선함이다. 제철에 수확한 재료인지, 산지에서 신선하게 받아볼 수 있는지도 중요하게 살핀다.

그러나 좋은 재료를 판단하는 기준은 맛과 상태에만 머물지 않는다. 그 재료를 만든 생산자가 자신의 일과 재료를 얼마나 진심으로 대하는지도 본다.

좋은 재료는 우연히 발견되는 것이 아니다. 찾아다니는 시간과 노력, 생산자와 신뢰를 쌓아가는 과정이 필요하다. 결국 한 접시의 완성도에는 주방에서의 조리뿐 아니라 그 재료가 식탁에 도착하기까지의 관계와 시간도 함께 담긴다.

 

 

 

빌라토에서 반드시 맛봐야 할 한 접시

 

카치오 에 페페

처음 빌라토를 찾는다면 배성탁 셰프는 가장 먼저 카치오 에 페페를 권한다.

노른자를 넣어 만든 생면 탈리올리니에 버터와 페코리노 치즈, 후추를 더한 파스타다. 재료의 수는 단출하지만, 단순한 요리일수록 각각의 재료와 조리의 균형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빌라토의 카치오 에 페페에는 프랑스산 버터와 유기농 캄폿 후추, 마다가스카르산 백후추가 사용된다. 서로 다른 향과 매운맛을 가진 두 가지 후추를 블렌딩해, 한 방향으로 강하게 치고 나가는 대신 입안에서 여러 층의 향이 이어지도록 했다.

노른자를 넣은 탈리올리니의 풍부한 질감, 버터와 페코리노 치즈의 고소함, 두 종류 후추의 복합적인 향이 어우러지는 메뉴다. 생면에 대한 셰프의 이해와 좋은 재료를 향한 고집을 한 접시 안에서 가장 분명하게 경험할 수 있다.

건면 파스타를 선호한다면 보타르가 파스타를 추천한다. 생면과는 또 다른 매력으로, 빌라토가 식재료를 다루는 방식을 확인할 수 있는 메뉴다.

 

 

 

셰프의 주방에 늘 있는 것들

배성탁 셰프의 냉장고와 식재료 저장고에는 이탈리안 요리의 기본이 되는 재료들이 빠지지 않는다.

먼저 요리의 맛과 향을 완성하는 질 좋은 올리브오일. 크리미한 질감과 깊은 풍미를 더하는 그라나 파다노 치즈. 그리고 생면의 시작이 되는 좋은 밀가루와 신선한 달걀이다.

특별해 보이는 요리도 결국 좋은 기본 재료에서 출발한다. 빌라토의 파스타가 보여주는 섬세함 역시 매일 사용하는 이 익숙한 재료들을 신중하게 고르는 일에서 시작된다.

 

 

 

식사가 한 사람의 하루에 남기는 것

배성탁 셰프가 만들고 싶은 곳은 긴 설명이 필요한 레스토랑이 아니다.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기분 좋게 식사하고 돌아갈 수 있는 곳. 그날의 식사가 누군가에게는 작은 위로가 되고, 또 누군가에게는 행복한 하루의 한 장면이 되는 곳이다.

 

“누군가에게는 위로가 되고, 누군가에게는 행복한 하루의 한 부분이 될 수 있는 식당이 되고 싶습니다.”

 

매일 손으로 면을 만드는 일은 눈에 띄는 화려한 장면이 아닐지도 모른다. 밀가루와 달걀을 반죽하고, 제철 재료를 살피고, 가장 어울리는 맛의 균형을 찾는 반복적인 과정에 가깝다.

그러나 좋은 한 끼는 대개 그런 성실한 반복에서 태어난다. 빌라토의 파스타에는 배성탁 셰프가 오랜 시간 주방에서 배운 한 가지 사실이 담겨 있다. 사람의 마음에 남는 음식에는 결국 좋은 재료와 충분한 시간, 그리고 만드는 사람의 진심이 필요하다는 것.

 

 

 

VILLATO 빌라토
공덕에서 계절 식재료와 매일 직접 만드는 생면을 중심으로 이탈리안 요리를 선보이는 레스토랑.

 

✨처음 방문한다면
생면 파스타 — 카치오 에 페페
건면 파스타 — 보타르가 파스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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